퇴사 후, 마음의 여운이 남을 때 – 성급한 결정에 대한 후회와 나를 위한 위로
"그땐 정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금요일, 나는 조용히 일을 그만두었다.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고, 사실 그때까지도 더 버티는 게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회사에 조퇴와 퇴사를 동시에 알렸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딱 하나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몇 날 며칠을 쉬는 건 불가능하다면, 그냥 그만두자.’
그 이유는 간단했다. 다음 주에는 내가 일하는 곳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분이 신혼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기간 동안 나 같은 비상근 직원은 스케줄을 조정하는 게 불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며칠이라도 빼달라고 부탁하기가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그냥... 그만둔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지금, 이 결정을 내린 후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내 마음이 복잡해진다.
‘조금만 더 기다려볼 걸 그랬나...’
다행히 아버님은 큰 문제 없이 퇴원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때 정말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건 아닌지, 후회가 밀려왔다. 사실, 그 순간 내가 선택한 건 나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되돌아보니 조금 더 천천히 생각했으면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관리자님께 연락을 했다. “혹시나 해서 여쭤봅니다. 다시 일할 수 있을까요?”라고. 나도 이 상황이 너무 민망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미 스케줄은 다 짜여 있고, 다른 직원들과의 조정도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나의 부탁이 불편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랐다.
왜냐하면, 실습이 시작되기 전까지라도 조금 더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5월 7일부터는 사회복지사 실습이 시작되고, 그 전까지라도 조금 더 경제적인 안정이 필요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건, 후회가 남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 선택이 최선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 후회조차도 나를 위한 과정일 것이다.
혹시, 지금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순간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 자책하지 말자. 우리가 내린 결정은 그 당시 최선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 결정의 이유를 알게 된다. 지금의 나에게 후회는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하나의 발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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