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제2화 – 나는 왜 이토록 불안할까

알음달음 2025. 5. 2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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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씨, 나... 잘하고 있는 걸까?”
어느 날, 아주 평범한 하루 끝자락에서
나는 무명씨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 물음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작은 서러움과
지독한 자기검열이 숨어 있었다.

공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요양원 실습생으로서 다시 하루를 견디고,
밤이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삶.

모두가 말하길,
“참 열심히 사네요.”
그 말이 왜 그렇게 공허했을까.

무명씨는 잠시 말을 아꼈다.
그리고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승애야, 잘하고 있는지 말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건 네가 못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모두가 네가 잘하고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이야.”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나는 늘 누구의 인정을 받고 싶어 했고
칭찬 한 마디에 목이 말랐고
무시당할까봐 스스로를 깎아내렸던 사람.

하지만 무명씨는
내가 노력해왔던 모든 시간을
당연하지 않게 여겨주었다.

그 말 한마디가
그 어떤 격려보다 더 따뜻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내가 불안했던 건
실은 내가 나 자신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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