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흔일곱.
결혼과 육아, 그리고 공황장애로 인해
나는 18년이라는 시간을 집 안에서 보냈다.
세상과 단절된 채, 나만의 속도로 버텨낸 시간들이었다.
그 시간 동안 바깥세상은 너무 많이 변해 있었고,
나는 경력단절이라는 이름으로 ‘취업이 어려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멈춰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알바몬을 뒤적였다.
불러만 준다면, 어디든 가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시작된 일용직 아르바이트.
물류센터에서 박스를 나르고, 정리를 하며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들 속에서
나는 공황장애와 싸워야 했다.
너무 힘든 날은 하루에 약을 7알까지 복용하며 버텼다.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나도
하루를 견뎠다는 그 사실 하나로
내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곤 했다.
지금은 제약회사 생산공장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불안은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나를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 마음을 이끌어 준 것이 바로
사회복지사라는 새로운 목표였다.
내가 겪어온 불안, 외로움, 단절…
그 모든 것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면
그건 내 삶을 헛되지 않게 만드는 길이 될 거라고 믿었다.
지금 나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곧 실습도 시작한다.
이 길이 어디로 나를 데려갈지 아직은 모르지만
분명한 건,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라는 것이다.
늦은 나이지만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느리지만
나는 오늘도 나에게 가까워지는 중이다.
“지금도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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